받아쓰기 계속 틀리는 아이, 매일 연습해도 안 된다면 문해력 부족 신호(뜻,문장,책,먼저 봐야 할 것)
받아쓰기 계속 틀리는 아이, 매일 연습해도 안 된다면 문해력 부족 신호(뜻,문장,책,먼저 봐야 할 것)
초등학교 1~3학년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학년 2학기때부터 받아쓰기 시험이 있는데 이때 가정에서 학부모님이 받아쓰기 지도를 하면서 많은 의문이 생깁니다.
"선생님, 집에서 매일 받아쓰기 연습을 하는데도 계속 틀려요."
"하루에 두 번씩 써 보게 하는데 시험만 보면 점수가 안 나와요."
"연습할 때는 잘 쓰는데 학교에서만 틀립니다."
많은 부모님들은 받아쓰기 점수가 낮으면 연습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많이 쓰게 하고, 더 많이 외우게 하고, 더 자주 반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담임교사로 19년 동안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점은 받아쓰기를 반복해도 계속 틀리는 아이들 중 일부는 단순한 연습 부족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글자의 소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단어의 의미를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시 말해 받아쓰기 실력 뒤에는 문해력이라는 더 중요한 능력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제가 만났던 여러 학생들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글자는 외우는데 뜻은 모르는 아이
몇 년 전 2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한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매일 받아쓰기 연습을 시키고 계셨습니다. 공책도 여러 권 사용할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그런데 시험만 보면 50점에서 60점을 반복했습니다.
처음에는 집중력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업 시간에 관찰해 보니 다른 모습이 보였습니다.
받아쓰기 단어로 나온 "소풍"이라는 단어를 읽을 수는 있었지만 소풍이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운동장"이라는 단어도 읽을 수는 있었지만 의미를 묻자 대답을 어려워했습니다.
글자는 기억했지만 단어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일반적으로 자주 쓰는 단어도 당연히 알 것 같지만 의외로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단어를 넣어서 문장 말하기를 어려워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학생은 이후 매일 짧은 동화책 읽기와 단어 이야기 나누기를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쓰기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를 생활 속 경험과 연결하도록 도왔습니다.
몇 달 뒤 받아쓰기 점수도 자연스럽게 향상되었습니다.
문해력은 글자를 읽는 능력만이 아니라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까지 포함합니다.
문장을 끝까지 듣지 못하는 아이
또 다른 1학년 여학생 사례입니다.
받아쓰기 시간마다 이상한 실수를 반복했습니다.
예를 들어 "강아지가 뛰어갑니다"를 쓰라고 하면 "강아지"만 적고 멈추거나 중간 단어를 빠뜨렸습니다.
어머니는 기억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걱정하셨습니다.
하지만 교실에서 자세히 살펴보니 문제는 기억력이 아니라 듣기 이해력이었습니다.
교사가 문장을 읽어 주면 앞부분만 듣고 바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끝까지 듣지 못하고 중간에 행동으로 옮기는 습관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 학생은 독서 시간에도 비슷했습니다.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고 결론을 추측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읽기보다 먼저 듣기 활동을 늘렸습니다.
동화를 읽어 준 뒤 내용을 이야기하게 하고, 문장을 끝까지 듣고 따라 말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한 학기 후에는 받아쓰기 점수뿐 아니라 국어 수업 이해도까지 좋아졌습니다.
문해력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언어이해력입니다.
듣고 이해하는 힘이 부족하면 받아쓰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책을 얼마나 꾸준히 읽고 있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아이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3학년 남학생이었습니다.
부모님은 학습지를 꾸준히 시키고 있었고 받아쓰기 연습도 충분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받아쓰기뿐 아니라 국어 문제 풀이도 어려워했습니다.
이유를 찾기 위해 상담을 진행했는데 하루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유튜브 영상 시청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반면 독서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읽는 속도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어휘력이 부족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뻤다"와 "즐거웠다"의 차이를 잘 몰랐고 "약속"이나 "준비" 같은 일상 단어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받아쓰기는 단순히 손으로 쓰는 활동이 아닙니다.
머릿속에 단어가 저장되어 있어야 하고 단어의 의미도 이해해야 합니다.
이 학생은 매일 10분 독서와 부모님과의 독후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몇 달 뒤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받아쓰기 점수가 아니라 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어휘가 풍부해지고 자신의 생각을 길게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국어 성적과 받아쓰기 실력도 함께 향상되었습니다.
받아쓰기보다 먼저 봐야 할 것
많은 부모님들이 받아쓰기 점수가 낮으면 연습장을 먼저 꺼냅니다.
하지만 담임교사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연습량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는 점입니다.
첫째, 아이가 단어의 의미를 알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둘째, 문장을 끝까지 듣고 이해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평소 책을 읽으며 어휘를 충분히 쌓고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받아쓰기 실력은 결국 문해력 위에서 만들어집니다.
문해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반복 쓰기만 하면 아이는 점점 공부를 싫어하게 될 수 있습니다.
결론
받아쓰기를 계속 틀리는 아이를 보면 부모는 조급해집니다. 그래서 더 많이 쓰게 하고 더 많이 외우게 됩니다.
하지만 19년 동안 담임교사로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확인한 사실은 분명했습니다.
받아쓰기 점수는 단순히 연습량의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단어를 이해하는 어휘력, 문장을 이해하는 언어이해력, 책을 읽으며 의미를 연결하는 문해력이 함께 자라야 받아쓰기 실력도 성장했습니다.
만약 우리 아이가 매일 연습해도 받아쓰기 점수가 오르지 않는다면 공책을 한 권 더 사주기 전에 먼저 아이의 문해력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받아쓰기의 진짜 문제는 손이 아니라 머릿속 언어 경험 부족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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