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다른 친구랑 놀지 말라고 하는 아이 친구를 독점하려는 행동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불안,관계,말,가정,사회성)


친구에게 다른 친구랑 놀지 말라고 하는 아이 친구를 독점하려는 행동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불안,관계,말,가정,사회성)

초등학교 담임을 하다 보면 학부모 상담 시간에 의외로 자주 듣는 고민이 있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친구한테 다른 친구랑 놀지 말라고 한대요." 또는 "친한 친구가 다른 친구와 놀면 울거나 화를 내요."라는 이야기입니다.

몇 년 전 제가 담임했던 한 여학생도 비슷했습니다. 유치원에서는 친구를 좋아하고 애교가 많다는 칭찬을 받았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 특정 친구를 지나치게 따라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붙어 있었고 다른 친구가 다가오면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학습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과제가 나오면 혼자 해결하기보다 교사에게 계속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기보다 실패하거나 관계를 잃는 상황을 불안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친구를 독점하려는 행동 역시 같은 맥락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9년 동안 담임교사로 근무하며 느낀 것은 친구를 왕따시키거나 다른 친구와 놀지 말라고 하는 행동 뒤에는 단순한 욕심보다 관계에 대한 불안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불안 이해하기

한 3학년 남학생은 쉬는 시간마다 특정 친구만 따라다녔습니다. 어느 날은 친구가 다른 아이와 공놀이를 하자 운동장 한쪽에 앉아 울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가가 물었습니다.

"왜 속상했니?"

그러자 아이는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친구가 저를 안 좋아하게 될까 봐요."

그 순간 아이 행동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를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잃을까 봐 두려웠던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애착불안이라고 설명합니다. 관계가 멀어질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상대를 지나치게 붙잡으려는 심리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친구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좋아해서 문제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계 넓히기

친구를 독점하려는 아이들은 대개 친구 관계의 폭이 좁습니다. 한 명에게 모든 감정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교실에서 의도적으로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활동할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모둠도 자주 바꾸고 놀이 친구도 바꾸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싫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예전에 친구 한 명만 찾던 학생이 어느 날 저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선생님, 요즘은 같이 놀 친구가 많아졌어요."

그 말을 듣고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습니다. 친구 관계는 한 명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건강하게 연결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합니다.

말 바꾸기

교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쟤랑 놀지 마."
"나랑만 놀아."
"너 이제 내 친구 아니야."

이런 표현은 친구를 더 멀어지게 만듭니다.

올해 이런 여학생을 맡아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여왕벌 놀이처럼 특정 학생을 왕따시켰고 자신이 시키는 대로 친구들을 움직이게 했습니다. 왕따를 돌아가면서 시켰다는게 더 큰 문제였습니다. 주변 친구들을 마치 자신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처럼 보는 듯 했습니다. 반 아이들 전체로 친구에게 인성교육을 시켰고 그 내용중에 일부분의 내용입니다.

 아이들에게 다른 관계표현을 연습시켰습니다.

"나도 같이 놀고 싶어."
"다음 쉬는 시간에 나랑 놀래?"
"같이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

친구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과 친구에게 표현을 해서 관계가 더 돈독해 지고 넓어질 수 있게 해주는 말에 대해 가르쳤습니다. 이를 사회적 의사소통 기술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능력인데 초등학생 시기에 꼭 길러야 하는 중요한 사회성 기술입니다.

실제로 표현을 바꾸기 시작한 아이들은 친구 갈등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가정에서 돕기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욕심을 부려?"
"그러니까 친구들이 싫어하지."

라고 말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게 됩니다.

대신

"친구가 다른 친구랑 노니까 속상했구나."
"친구를 많이 좋아하는구나." 라고 먼저 공감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 다음에

"친구는 여러 명과 놀 수 있을까?"
"너도 다른 친구랑 놀 때가 있지 않니?" 처럼 생각을 넓혀주는 질문을 해보는 것입니다.

제가 상담했던 학부모님들 중 이런 대화를 꾸준히 실천한 경우 아이들의 친구 관계가 훨씬 안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사회성도 배운다

친구를 왕따시키거나 다른 친구와 놀지 말라고 하는 행동을 보면 부모는 걱정이 됩니다. 혹시 학교폭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담임교사로 오랫동안 아이들을 만나본 결과 대부분의 아이들은 나쁜 의도보다 관계를 다루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 혼자 남고 싶지 않은 마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서툰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문제아로 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관계 맺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친구는 소유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관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배우게 될 때 아이의 사회성도 한 단계 성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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