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으로 주의집중하는 아이 공부할 때만 산만한 이유와 교사,부모가 도와주는 방법(관심,과제,환경,독서,강점)
선택적으로 주의집중하는 아이 공부할 때만 산만한 이유와 교사,부모가 도와주는 방법(관심,과제,환경,독서,강점)
"선생님, 좋아하는 건 몇 시간씩 하는데 공부만 시작하면 집중을 못해요."
담임교사로 근무하면서 정말 자주 듣는 학부모 고민입니다. 실제로 교실에도 이런 아이들이 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레고 이야기나 곤충 이야기를 누구보다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좋아하는 게임 규칙도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친구들과 놀이할 때는 몇십 분 동안 몰입하기도 합니다. 미로찾기나 체육활동에는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런데 수업 시간 과제나 숙제를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연필을 만지작거리거나 창밖을 바라보고, 문제를 풀다가 다른 생각에 빠집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잘할 수 있는데 왜 공부할 때만 저럴까?"라는 답답함이 생깁니다.
저 역시 19년 동안 담임교사를 하며 이런 아이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집중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게으르다고 판단하기보다 집중의 원리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관심의 힘
몇 년 전 담임했던 3학년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멍하니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과제도 늦게 시작했고 숙제도 자주 빠뜨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공룡 이야기가 나오자 놀라운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공룡 이름은 물론이고 서식지와 특징까지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친구들도 모두 놀랄 정도였습니다.
그 아이는 집중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관심 있는 분야에만 집중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였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내재적 동기라고 설명합니다.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활동에서는 집중력이 높아지는 현상입니다.
부모는 종종 관심 있는 활동을 줄이고 공부만 늘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아이의 관심사를 학습과 연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공룡 좋아하는 아이는 과학책 읽기
축구 좋아하는 아이는 스포츠 기사 읽기
곤충 좋아하는 아이는 관찰일지 쓰기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학습 참여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명 덕후질을 하게 옆에서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성공경험이 다른 학습으로도 전이되어 전반적으로 학습 집중 태도가 확장될 수 있습니다.
과제 줄이기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아이들은 긴 과제를 매우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담임했던 한 학생은 수학 20문제를 보면 시작부터 한숨을 쉬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5개씩 나누어 주면 끝까지 해결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양보다 시작 경험입니다.
가정에서도
"숙제 다 해라"보다는
첫 문제만 풀어보자
10분만 해보자
처럼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육심리학에서는 이를 행동조형이라고 합니다. 작은 성공 경험을 반복하면서 원하는 행동을 만들어가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작은 목표를 자주 경험한 아이들이 학습 자신감을 더 빨리 회복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환경 바꾸기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환경만 바꿔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학부모님은 아이가 책상에만 앉으면 딴짓한다고 걱정하셨습니다.
상담 후 공부 공간을 바꾸어 보도록 권했습니다.
장난감 치우기
태블릿 보이지 않게 하기
책상 위 물건 최소화하기
이 세 가지만 실천했는데 한 달 뒤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아이 스스로 숙제를 시작하는 날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주의집중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초등학생은 주변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공부 환경 정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독서 활용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활동은 독서입니다.
독서활동이 너무 흔하게 느껴지고 자주 반복되는 방법처럼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요즘같이 스마트 폰을 누구나 소유하고 있고 언제 어디서든 영상을 볼 수 있는 시대에 독서는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다만 무조건 오래 읽게 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효과를 본 방법은 짧게 읽고 이야기하는 독서였습니다.
하루 10분 읽기
주인공 이름 말하기
재미있던 장면 이야기하기
결말 예측하기
이런 방식은 작업기억과 언어이해력을 동시에 키워줍니다.
예전에 수업 시간 집중이 어려웠던 한 학생은 하루 15분 독서를 6개월 정도 꾸준히 했습니다. 이후 글 읽기 과제 수행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독서는 단순한 독해력 향상뿐 아니라 집중력을 오래 유지하는 연습이 되기도 합니다.
강점 찾기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는 부족한 부분만 보게 됩니다.
하지만 담임교사로 오랫동안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 이런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뛰어난 몰입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강점을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분야를 존중하고
작은 성공을 칭찬하고
학습을 관심사와 연결하고
독서와 생활습관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아이는 점차 학습 상황에서도 집중하는 힘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아이는 문제가 있는 아이가 아닙니다. 아직 집중의 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에 있는 아이입니다. 부모와 교사가 조급해하지 않고 방향을 잡아준다면 아이는 충분히 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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