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도 ADHD일까? 소아정신과 가기 전에 부모와 교사가 꼭 확인해야 할 것(언제,학교와 집,잊어버림,수면과 미디어,기록,이해)

 

우리 아이도 ADHD일까? 소아정신과 가기 전에 부모와 교사가 꼭 확인해야 할 것(언제,학교와 집,잊어버림,수면과 미디어,기록,이해)

초등학교 담임을 하다 보면 학부모 상담 시간에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있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 ADHD일까요?"
"가만히 못 앉아 있는데 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숙제를 시작하면 딴짓만 해요."

몇 년 전 제가 담임했던 2학년 남학생도 비슷한 사례였습니다. 유치원에서는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고 입학 초기에도 친구들과 잘 어울렸습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수업 설명은 듣는 것 같았지만 막상 과제를 시작하면 멍하니 앉아 있거나 연필을 만지작거렸습니다. 숙제도 자주 빠뜨렸고 준비물도 여러 번 놓고 왔습니다.

어머니는 상담 중 걱정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혹시 ADHD 아닐까요?"

하지만 몇 달 동안 교실에서 관찰한 결과 조금 다른 모습도 보였습니다. 쉬는 시간에 레고를 만들 때는 30분 넘게 집중했고, 곤충 도감을 볼 때는 누구보다 자세하게 내용을 기억했습니다.

그때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ADHD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부모와 교사가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가 해야 합니다. 하지만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가정과 학교에서 구체적으로 관찰하면 진단과 상담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언제 힘든가

학부모들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아이가 모든 상황에서 어려움을 보이는지, 특정 상황에서만 어려움을 보이는지입니다.

예전에 담임했던 한 학생은 수학 시간에는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의자를 흔들고 친구와 이야기하며 과제도 늦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과학 실험 시간에는 누구보다 적극적이었습니다.

어머니는 ADHD를 의심하셨지만 상담을 하면서 학습 난이도와 흥미의 영향도 함께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반면 ADHD 진단을 받은 학생들은 좋아하는 활동에서도 집중 유지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임을 하다가도 다른 활동으로 쉽게 관심이 이동하거나, 규칙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집중을 못한다"보다 "언제 집중을 못하는가"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와 집 비교

담임교사로 근무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환경 비교입니다.

어떤 학생은 집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학교에서만 어려움을 보입니다. 반대로 학교에서는 괜찮지만 집에서만 산만한 경우도 있습니다.

몇 년 전 3학년 남학생의 사례가 기억납니다. 어머니는 집에서 숙제를 할 때마다 전쟁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하지만 교실에서는 과제를 비교적 잘 수행했습니다.

원인을 찾아보니 집에서는 TV가 켜져 있고 동생이 옆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반면 교실에서는 구조화된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ADHD는 일반적으로 특정 장소만이 아니라 여러 환경에서 비슷한 어려움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모와 교사가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잊어버림 확인

많은 학부모들이 산만함만 관찰하지만 실제로는 작업기억의 어려움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한 학생은 매일 준비물을 잊어버렸습니다. 어머니는 게으르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교실에서 관찰해 보니 다른 특징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지시를 듣고도 중간에 잊어버렸고, 문제를 읽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작업기억은 머릿속에 정보를 잠시 저장하고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국어책 꺼내기
35쪽 펴기
밑줄 긋기

라는 세 단계 지시를 들었을 때 마지막 단계까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자주 반복된다면 기록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정보는 병원 상담에서도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수면과 미디어

최근 몇 년 동안 상담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스마트폰과 영상 시청의 영향입니다.

실제로 ADHD를 걱정하며 상담을 요청한 학생들 중 일부는 수면 부족이나 과도한 미디어 사용이 원인이었습니다.

한 4학년 남학생은 수업 시간마다 하품을 하고 집중을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밤 12시까지 유튜브 쇼츠를 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ADHD를 의심하셨지만 다행히도 이 아이의 경우 생활습관을 조정한 뒤 집중력이 상당히 회복되었습니다.

그래서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는

평균 수면 시간
유튜브 시청 시간
게임 사용 시간
스마트폰 사용 습관

을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생활습관을 조정해도 집중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꼭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기록이 중요

학부모 상담 때 제가 가장 많이 부탁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언제 어떤 행동이 나타나는지 적어보세요."

막연하게

집중력이 없다
산만하다
공부를 안 한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

숙제 시작까지 20분 걸림
준비물 주 3회 이상 잊어버림
친구 말 끊기 하루 5회 이상
지시를 자주 잊어버림

처럼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행동관찰기록은 교사와 부모, 그리고 전문가가 함께 아이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진단보다 이해

학부모들은 아이가 ADHD일까 봐 걱정합니다. 하지만 담임교사로 19년 동안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며 느낀 것은 진단명보다 중요한 것이 아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비슷한 행동을 보여도 원인은 매우 다양했습니다. 학습 어려움 때문인 경우도 있었고, 수면 부족 때문인 경우도 있었으며, 불안감이나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ADHD가 의심된다면 전문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병원에 가기 전 부모와 교사가 함께 아이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한다면 훨씬 정확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를 바라볼 때 "문제가 있는 아이"가 아니라 "왜 이런 행동이 나타나는지 도움이 필요한 아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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